월요일, 1월 11, 2010

느낌 좋은 글... (출처를 알 수 없음)

Title: 출처를 알수 없음
Source: 원본 출처는 알수 없으나 손성윤 (^^) 미니홈피에서 가져왔음
(http://www.cyworld.com/sy7235)


"하루는 학교 갔다와서 엄마방에 들어갔는데
 엄마가 죽은 듯이 누워있는거야. 멀리서 잠자코 쳐다보고 있었어.
우선은, 근데 엄마가 십분이 지나도 이십분이 지나도
계속 그 상태로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거야. 뒤척이지도 않고.
정말 죽은 사람 처럼."

"그래서"

"가까이 가 봤지. 코 앞에서 내려다봤어.
숨도 쉬지 않는 것 같았어.그래서 생각했지. 울 엄마 죽은 걸까.
눈물이 나려는데 엄마가 눈을 번쩍 떴어.
그리곤 일어나서 방을 나가더니 점심을 차려서 다시 돌아왔지.
숟가락을 내 손에 쥐어주면서 그 일에 대해선 아무 설명도 안해줬어."

"넌 왜 안 물어봤는데?"

"왠지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"

"으응"

"그리고 다음주 그 요일에, 또 그 다음주 그 요일에, 또 그런식이였어.
죽은 사람 처럼 꼼짝도 없이 누워서 내 시선을 받아내고 있었어.
그런게 네번째 인가 다섯번째인가
그날은 점심을 밥 대신 국수를 먹었거든. 내 생일이였어.
오래 살아야 된다면서 엄마가 이번엔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쥐여줬어.
막 국수를 한 가닥 끌여올렸는데 엄마가 그랬어.
궁금하지 않냐고. 왜 그러고 있는 건지.
사실 그때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지만 사소한 걸로 싸우기 싫으니까
어,말해줘. 그랬지. 그러니까 엄마가 그래.
죽는 연습 하는 거라고.
만약에 어느날 갑자기 또 어떤 이유로 그렇게 느닷없이
엄마가 죽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나를 단련시키는 연습을 하는 거라고."

"그래서 넌 뭐라고 했는데?"

"아, 그렇구나"

"그게..다야?"

"엄마도 대수롭지 않게 말했으니까.
그랬는데 내가 막 여름방학 하던 날이였나봐.
그 날도 엄마는 연습을 하고 있었거든. 그 쓸데없는 연습.
방해하지 않으려고 점심 안 먹어도 돼,
오늘. 그러고 방에 들어가서 좀 놀다가 왔는데
그때 까지도 엄마는 연습중이었어.
그래서 이번엔 나가서 놀다가 들어왔는데 그때도 엄마는
그 상태 그대로였어. 다음 날 자고 일어나서 방에 들어갔을 때도
그대로인 엄마를 보고야 알았어. 이번엔 연습이 아니네."

여전히 수잔과 남자는 걷고 있다.
느릿느릿 말하던 수잔의 고개는 지루한 듯 떨어진다.
마치 남의 얘기를 하고 있다는 듯이.

"그런데 효력이 있더라고. 별로 슬프지 않았어. 난 단단해져서 벌써"

"응."

"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자."

우뚝 멈추어서지도 불쑥 끊겨버리지도 않는다.
그대로 흐르고 있다. 이 노곤하고 잔잔한 기류.
남자가 고갤 돌려 웃었다.
아니 웃는 걸까.

"훈련시키는 거냐, 나?"

"응, 그러니까 늘 긴장하고 있어.
언젠간 진짜 헤어지는 날이 와도  슬프지 않게."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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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heers,
Jun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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